성명/논평

[성명]“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겁박일랑 때려 치고 제발 니들이나 잘해라!


[성명서]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겁박일랑 때려 치고 제발 니들이나 잘해라!

 

 

“동네북도 모자라 이제는 씹던 껌인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정부의 이중적 행태에 치가 떨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 이하 공무원노조)은 코로나19 방역 대응 최 일선에서 사력을 다하는 공무원노동자를 위로하기는커녕, 책임을 전가하려는 정부의  막 되먹은 행태를 규탄한다.

 

정 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공직자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공직기강 해이 사례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먼저 희생적 자세로 방역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공무원노동자의 무조건적인 희생까지 강요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지난 10개월 동안 공무원노동자는 전쟁 같은 상황에 내몰렸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인력, 시설, 장비 등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상근무와 4·15 총선, 재난지원금 지급, 복지수요 파악 등 온갖 상황에 고군분투했다. 휴식 없는 살인적인 노동으로 수많은 공무원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았다.

 

공무원노동자의 피땀으로 코로나19가 일시적으로 진정세로 접어들어 ‘K-방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위정자들이 자화자찬의 축배를 즐길 때도, 하위직 공무원노동자는 낮은 곳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다.

 

정부는 그 노고에 앵무새처럼 세치 혀로만 칭송했다. ‘고맙다’는 정부의 발언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실질임금 삭감과 반강제적인 임금 반납, 성금 착취 등으로 돌아왔다. 심지어 연가보상비는 전액 삭감되었고, 초과근무수당은 일한만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공무원들이 추가적인 고통분담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뻔뻔하게 노동착취를 일삼는 악질 사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얼마나 고마운지 피눈물이 난다.

 

‘고맙다’던 정부가 이제는 협박을 한다. 최근 정부의 조삼모사식 대응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틈을 타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정부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더니 하위직 공무원의 희생과 무조건적인 복종을 또다시 강제하고 나섰다.

 

인사혁신처의 ‘공공부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복무관리 지침’을 보면 모든 공적, 사적 만남은 “규모를 불문하고 취소 또는 연기”하게 돼 있다. 또한 “특별지침을 위반하여 코로나19 감염사례 발생?전파 시 해당 공무원 문책 조치”하겠다고 겁박하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와 추적이 불가능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공무원은 이유를 불문하고 징계하겠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숨만 쉬고 살라는 것이다. 하는 짓이 3류 건달보다 더 야비하다.

 

전국의 공무원노동자들은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에 헌신하면서도 감염 예방을 위해 누구보다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했다. 공무원이 감염되면 그 피해가 크다는 사실을 모두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마치 공무원들이 코로나 확산의 원흉인 것처럼 공개적으로 겁박하는 정부의 행태를 보며 실소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누가 국민의 근심덩어리고 국격을 훼손하는가?
코로나19 방역의 달콤한 열매는 정부와 여당이 다 챙긴 나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나라. 수많은 노동자가 길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나라. 그런데도 눈만 뜨면 장관과 총장이 죽기 살기로 이전투구를 벌이는 개그보다 더 웃기는 나라. 

 

공무원노조 14만 조합원과 모든 공무원노동자의 이름으로 경고한다.
더 이상 공무원노동자를 욕보이지 마라. 오늘도 방역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희생하고 있는 공무원노동자에게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라. 정부는 막가파식 공무원 복무지침을 즉각 철회하고 공식 사과하라.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맨날 싸우지 말고 니들이나 잘해라”

 

 

2020년 11월 25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